관광 함평 예덕리 고분군, 국가 사적 지정… 300년 마한 문화 품었다

함평 예덕리 고분군, 국가 사적 지정… 300년 마한 문화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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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장 장법·의례 흔적 확인… 함평군 첫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

이소미 기자 lsm@newsone.so.kr

전남 함평 들녘에 남아 있던 고대 마한의 흔적이 마침내 국가 차원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 오랜 세월 봉분 아래 잠들어 있던 마한인의 장례 문화와 의례 흔적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함평 최초의 국가 사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함평군은 14일 월야면 예덕리 일원에 위치한 ‘함평 예덕리 고분군’이 국가유산청 고시에 따라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최종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지난 2월 국가유산청의 사적 지정 예고 이후 전문가 검토와 심의 절차를 거쳐 확정됐다. 함평군에서는 처음으로 국가 사적이 지정된 사례다.

예덕리 고분군은 영산강 지류인 고막원천 상류 지역에 자리한 마한 시대 무덤군으로, 3세기부터 약 300년에 걸쳐 조성된 14기의 고분이 남아 있다. 현장에는 사다리꼴 형태의 제형 분구묘가 다수 분포하고 있으며 분구 구조와 매장시설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다.

발굴 조사에서는 한 개 봉분 안에 여러 매장시설을 두는 마한 특유의 다장 장법이 확인됐다. 또 봉분이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확장된 흔적도 드러나 당시 묘제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목관묘 중심이던 장례 방식이 점차 옹관묘와 함께 사용되는 양상도 확인되면서 마한 사회의 권위 체계와 사회 구조, 장례 문화 변화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분군 중앙부에서는 제의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형토갱도 발견됐다. 나무 기둥을 세웠던 흔적으로 보이는 이 유구는 마한 사회의 의례 문화와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고고학 자료로 평가된다.

예덕리 고분군은 1981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후 전남대학교 박물관 등을 중심으로 시굴과 발굴 조사가 이어져 왔다. 조사 과정에서는 고분의 축조 순서와 구조는 물론 주거지와 토기가마, 경작지 흔적까지 확인되며 당시 생활문화 연구 자료도 확보됐다.

이번 사적 지정으로 함평군은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보존·관리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군은 앞으로 추가 학술 조사와 정비 사업, 관광자원화 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함평군 관계자는 “예덕리 고분군 사적 지정은 함평의 고대 역사와 마한 문화 가치가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성과”라며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를 통해 함평 마한 문화의 위상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