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부산 도심 자투리 공간이 정원으로… ‘소담정원’으로 나무심기 방식 전환

부산 도심 자투리 공간이 정원으로… ‘소담정원’으로 나무심기 방식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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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직접 가꾸는 생활밀착형 녹지 확산… 골목과 보행로에 작은 정원 늘린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3월 말 부산 연제구 한 도로변. 가로수 아래 비어 있던 흙바닥에 시민들이 모여 앉아 꽃 모종을 심고 있었다. 삽으로 흙을 고르고 물을 주는 손길이 이어지자 삭막했던 공간은 금세 작은 정원의 모습을 갖춰갔다.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변화를 지켜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산시는 기존 대규모 행사 중심의 나무심기 방식을 바꿔, 도심 곳곳 유휴공간을 활용한 시민 참여형 ‘소담정원’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시가 주도하던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구·군 단위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소담정원’은 ‘일상 속 소중함을 담은 작은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연제구와 사상구에서는 주민과 마을 정원사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정원 조성 행사가 진행됐으며, 수영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순차적으로 사업이 이어질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가로수 아래나 보행로 주변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각자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정원을 만들며 일상 속 녹지 공간을 확장해 나갔다.

부산시는 이 사업을 통해 생활권 가까이에서 정원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시민 주도의 정원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정원 작가와 마을 정원사들이 참여해 식재와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전문성과 참여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시는 가로수 하부뿐 아니라 보행로 주변 유휴지와 도로변 자투리 공간 등 녹지 기능이 부족했던 곳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소담정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식물 위주로 식재하고, 계절마다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수종을 배치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부산시 정원 정책인 ‘만개의 정원 도시 부산’과도 맞물려 추진된다. 등록형, 거점형, 일상형으로 구분된 정원 정책 가운데 ‘소담정원’은 시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일상형 정원에 해당한다.

안철수 부산시 푸른도시국장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을 넘어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정원 문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도심 속 작은 공간들이 시민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삽과 물뿌리개를 든 시민들의 손길이 더해지며, 부산 도심 곳곳의 자투리 공간이 작은 녹지로 채워지고 있다. 일상의 틈새에서 시작된 변화가 도시 풍경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