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연못 위로 별빛처럼 쏟아진 불꽃…함안낙화놀이, 초여름 밤 수놓다

연못 위로 별빛처럼 쏟아진 불꽃…함안낙화놀이, 초여름 밤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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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정에 5,800명 운집… 전통 불꽃 아래 감탄과 여운 이어져

점화식-사진

해가 저물자 무진정 연못 주변에는 잔잔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감돌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수면 위로 첫 불꽃이 천천히 떨어지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관람객들은 숨을 죽인 채 붉은 불빛이 만들어내는 장면을 바라봤다.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불꽃은 마치 별빛이 연못 위로 내려앉는 듯한 풍경을 연출했다.

지난 24일 함안군 함안면 무진정 일원에서 열린 ‘제33회 함안낙화놀이 공개행사’에는 사전예약 관람객 5천800여 명이 찾으며 성황을 이뤘다.

행사장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연인, 친구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몰린 관광객과 외국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못 주변에 자리를 잡은 관람객들은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며 전통 불꽃놀이의 아름다움을 눈과 마음에 담았다.

본 행사에 앞서 열린 농악 공연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함안읍성민속선양회함안화천농악보존회의 신명 나는 공연이 이어졌고, 낙화봉 만들기 체험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직접 숯가루를 넣어 낙화봉을 만들고 소원지를 적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오후 7시께 점화가 시작되자 행사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낙화놀이보존회 회원들이 뗏목을 타고 연못 위를 천천히 이동하며 3천500여 개의 낙화봉에 불을 붙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붉은 불꽃은 더욱 선명하게 번져갔다.

낙화봉 끝에서 떨어지는 불꽃은 바람 방향과 속도에 따라 각기 다른 장면을 만들어냈다. 연못 수면 위로 반사된 불빛까지 더해지며 무진정 일대는 몽환적인 분위기로 물들었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하늘에서 별빛이 떨어지는 것 같다”, “조용한데도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답다”는 감탄이 이어졌다. 요란한 폭죽 대신 천천히 흩날리는 전통 불꽃이 만들어낸 깊은 여운은 행사 내내 현장을 감싸며 특별한 감동을 남겼다.

최근 함안낙화놀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올해 역시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이 몰렸고, 외국인 관광객 비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조용히 불꽃을 감상하거나 연못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조근제 군수는 “함안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찾아준 관람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함안낙화놀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행사를 넘어 세계인이 찾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존과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함안낙화놀이는 조선 선조 때 정구 선생이 군민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나무 숯가루를 한지에 싸 만든 낙화봉 수천 개를 손수 제작해 사용하는 전통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한국 전통 불꽃문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