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경기도에서 만나는 세계 미식 여행…여권 없이 떠나는 맛의 세계일주

경기도에서 만나는 세계 미식 여행…여권 없이 떠나는 맛의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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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나고 싶지만 비행기표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잠시 시선을 경기도로 돌려보자. 경기도 곳곳에는 세계 각국의 식문화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특별한 공간들이 숨어 있다. 스페인의 태양 아래 펼쳐지는 빠에야 한 접시부터 북아프리카 사막의 향취를 담은 쿠스쿠스, 프랑스 가정식의 따뜻한 풍미, 미국식 수제버거, 그리고 실크로드를 따라 전해진 중앙아시아 음식까지. 낯선 나라를 향한 설렘을 한 끼 식사로 경험할 수 있는 경기도의 세계 미식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스페인의 여유를 담은 한 끼, 과천 엘 올리보

과천 선바위역 인근에 자리한 엘 올리보는 스페인의 정취를 오롯이 담아낸 공간이다. 스페인어로 ‘올리브 나무’를 뜻하는 이름처럼 매장 곳곳에는 지중해의 따뜻한 감성이 흐른다. 3층 규모의 건물은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스페인 현지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며, 특히 초여름 신록이 가득한 테라스 좌석은 여행자의 기분을 한껏 북돋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검은 빛깔이 인상적인 먹물 빠에야다. 오징어 먹물을 입힌 쌀과 풍성한 해산물이 어우러져 깊고 진한 풍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문어와 감자를 올리브오일, 피멘톤으로 버무린 뽈뽀 콘 파타타 역시 놓칠 수 없는 메뉴다.

정통 방식으로 조리되는 빠에야는 완성까지 약 30분이 걸린다. 그러나 기다림마저 스페인 여행의 일부가 된다. 감바스 알 아히요, 핀초스, 깔라마리스 등 다양한 타파스를 곁들이며 천천히 식사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바르셀로나의 어느 골목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Travel Tip
스페인 현지 보데가에서 직접 선별해 직수입한 와인을 함께 주문하면 더욱 완성도 높은 미식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북아프리카의 향기를 만나다, 수원 벨라튀니지

성균관대학교 인근 골목에 자리한 벨라튀니지는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튀니지 전통 요리를 선보이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부터 북아프리카 음악이 흐르고, 이국적인 장식품들이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대표 메뉴는 쿠스쿠스와 양고기 타진. 듀럼밀을 잘게 빻아 만든 쿠스쿠스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부드럽게 익힌 양고기와 채소가 어우러진 타진은 향신료의 풍미는 살리고 특유의 잡내는 최소화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튀니지 출신 셰프가 직접 운영하는 이곳은 대학가 특유의 합리적인 가격대도 매력이다. 덕분에 여러 가지 메뉴를 주문해 북아프리카 식문화의 다채로운 맛을 경험하기 좋다.

Travel Tip
1인 셰프가 모든 조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으며, 3인 이상이라면 사전 예약을 추천한다.

프랑스 가정식의 따뜻한 식탁, 안양 르디쉬

안양 동편마을 카페거리에 위치한 르디쉬는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이 매력인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이다. 매장 벽면에는 주인이 직접 촬영한 몽마르트르 언덕과 베르사유 궁전 사진이 걸려 있어 마치 프랑스 어느 동네 식당을 찾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표 메뉴는 프랑스 남부 지역의 전통 채소 스튜인 라따뚜이다. 토마토와 가지, 파프리카 등 제철 채소를 오랜 시간 천천히 익혀 깊고 풍성한 맛을 끌어낸다. 엔다이브 잠봉 그라탕 역시 채소 본연의 단맛과 고소한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르디쉬는 정통 프랑스 요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을 세심하게 반영해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인다.

Travel Tip
1인 셰프가 운영하는 만큼 방문 전 영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 로드트립 감성 한 스푼, 평택 크레이지윙스앤버거

평택 팽성읍 안중리 로데오거리 초입에 자리한 크레이지윙스앤버거는 미국식 캐주얼 다이닝의 매력을 그대로 담아낸 공간이다. 네온사인과 팝 음악,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미국 남부 어느 로드사이드 버거집을 떠올리게 한다.

대표 메뉴는 두툼한 수제 패티와 치즈가 듬뿍 올라간 버거, 그리고 바삭하게 튀겨낸 핫윙이다. 일부 식재료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 본토의 맛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다.

주변의 캠프 험프리스와 국제적인 분위기의 로데오거리가 더해져 식당 밖을 걷는 순간마저 작은 해외여행처럼 느껴진다.

Travel Tip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24시간 운영하며, 평일에도 늦은 새벽까지 영업해 언제든 방문하기 좋다.

실크로드의 풍미를 따라, 안산 후르셰다사마르칸트

안산 다문화음식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후르셰다사마르칸트는 중앙아시아 여행의 출발점과도 같은 곳이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이곳에서는 실크로드를 따라 전해진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우즈베키스탄식 볶음밥인 오쉬다. 사마르칸트 지역 방식으로 밥과 고기를 층층이 쌓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며, 쌀과 육류가 만들어내는 진한 풍미가 일품이다. 향신료에 재운 고기를 숯불에 구운 샤슬릭과 육즙 가득한 삼사도 많은 이들이 찾는 인기 메뉴다.

특히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특유의 식문화인 ‘밑반찬 선택 방식’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때 고려인식 당근 김치인 마르코프차를 곁들이면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Travel Tip
식당 옆에는 우즈베키스탄 식료품점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향신료와 현지 식재료를 구입하며 작은 중앙아시아 시장을 여행하는 기분도 만끽할 수 있다.

한 끼 식사가 때로는 가장 가까운 여행이 된다. 이번 주말, 비행기 대신 자동차 키를 들고 경기도의 세계 미식 지도를 따라 떠나보자. 낯선 나라의 풍경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접시 음식 속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히말라야의 풍미를 담은 한 끼, 용인 퍼스트네팔히말라야

용인 단국대학교 인근에 자리한 퍼스트네팔히말라야는 네팔과 인도 전통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다. 네팔 포카라 출신 셰프가 16년째 같은 자리에서 운영하며, 현지 식재료와 전통 조리법으로 본토의 맛을 전하고 있다. 매장 내부는 네팔 전통 소품으로 꾸며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표 메뉴는 9가지 이상의 향신료와 재료를 넣고 5시간 이상 끓여낸 커리다. 특히 버터 치킨 마크니 커리는 부드러운 크림과 버터의 풍미가 어우러져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주문 즉시 전통 화덕에서 구워내는 난은 쫄깃한 식감으로 커리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대학가에 위치한 만큼 넉넉한 인심도 이곳의 매력이다. 무제한 밥 리필과 기본으로 제공되는 바나나 라씨 덕분에 학생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한 끼 식사만으로도 네팔과 인도의 미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여행 Tip
기본으로 제공되는 바나나 라씨 외에 진한 풍미의 망고 라씨도 인기다. 인도의 전통 요구르트 음료인 라씨는 향신료가 풍부한 커리와 특히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