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110명 농촌마을이 일군 14만 명의 기적…함안 강주해바라기축제, 공동체의 힘 꽃피웠다

110명 농촌마을이 일군 14만 명의 기적…함안 강주해바라기축제, 공동체의 힘 꽃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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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주민 손으로 키운 해바라기 축제…대한민국 대표 주민주도형 농촌축제로 자리매김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경남 함안군 법수면 강주마을. 끝없이 펼쳐진 노란 해바라기 꽃밭 사이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제14회 강주해바라기축제에는 모두 14만여 명이 마을을 찾았다. 인구 110여 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마을이 이뤄낸 성과다.

강주해바라기축제는 화려한 시설이나 대규모 예산으로 성장한 축제가 아니다. 2013년 마을 주민들이 ‘우리 마을을 아름답게 가꿔보자’는 마음으로 해바라기 씨앗을 심은 것이 출발점이었다. 주민들이 직접 흙을 일구고 꽃을 가꾸며 마을을 변화시키겠다는 작은 실천은 이제 전국적인 농촌축제로 이어졌다.

축제는 시작부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2014년 경상남도 행복만들기 콘테스트 경관·환경 분야 우수마을에 선정된 데 이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제1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열린 지역희망박람회에서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민관 협력의 대표 사례로 강주해바라기축제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함안군과 주민들의 협력은 축제를 더욱 성장시켰다. 2015년 법수산권역 창조적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기반을 다졌고, 2017년부터는 함안군농업기술센터가 축제를 본격 지원하면서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드는 대표적인 농촌축제로 자리 잡았다.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주민들의 손으로 이뤄진다. 올해도 2월부터 축제추진위원회와 함안군, 군의원, 종자 전문업체 등이 개화 시기와 품종, 재배 규모를 논의했고, 토지 소유자들과 협의를 거쳐 재배지를 확보했다. 해바라기의 생육 시기에 맞춰 약 30만 본의 씨앗을 심었고, 마을경관보전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4.2ha 규모의 경관보전직불사업도 함께 추진했다. 입장료 수익은 재배 관리와 시설 유지, 마을공동체 운영에 다시 사용되며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축제는 방송과 신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알려졌고, 여행사 관광상품에도 포함되면서 방문객이 꾸준히 늘었다. 2015년 2만 명 수준이던 방문객은 지난해 7만1천 명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14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4만2천㎡ 규모의 해바라기 꽃밭은 이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여름철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작은 농촌마을은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축제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함안군농업기술센터도 축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 군청 각 부서와 협력해 임시주차장 운영과 주말 셔틀버스 운행, 교통 통제, 안전관리, 의료지원, 안내소 운영 등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주민들의 헌신과 체계적인 행정 지원이 어우러지면서 강주해바라기축제는 안전성과 독창성을 갖춘 지역축제로 성장했다.

현재 축제를 이끌고 있는 조철래 강주마을 이장 겸 축제추진위원장은 주민들과 함께 마을공동체를 이끌며 축제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주민들이 함께 일궈낸 성과는 단순한 축제의 성공을 넘어 활력을 잃어가던 농촌마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주해바라기축제는 이제 꽃을 감상하는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한 송이의 해바라기를 피워내기 위해 흙을 일구고 씨앗을 심어온 주민들의 땀과, 행정의 꾸준한 지원, 공동체의 협력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농촌 재생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다. 작은 마을이 14만 명의 발길을 끌어들인 원동력은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의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