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음향 기기 없이 옹기 울림으로 소리 전한다… 외국인 사로잡은 프리미엄 판소리

음향 기기 없이 옹기 울림으로 소리 전한다… 외국인 사로잡은 프리미엄 판소리

공유

 ‘옹기콘서트’ 15만 원 고가에도 단 40석 한정… 마이크 없는 자연음향 속 조선시대 풍류방 접객 문화 재현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

전자 음향 장치도, 마이크도 없는 40석 규모의 작은 무대에 긴장감이 감돈다. 소리꾼의 날숨과 미세한 떨림이 옹기 항아리를 거쳐 감미로운 울림으로 객석을 채운다. 조선시대 풍류방의 호사스러운 음악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외국인 대상 프리미엄 국악 공연 ‘옹기콘서트’ 현장의 모습이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오는 8월 13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 전통공연창작마루 광무대에서 외국인 대상 살롱형 공연 ‘옹기콘서트’ 판소리 시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옹기콘서트’는 조선시대 양반가의 1인 1상 접객 문화와 인간 중심의 공간 감각을 뜻하는 ‘휴먼스케일’ 개념을 입힌 최고급 소극장 공연이다. 무대 곳곳에 배치된 옹기가 자연 음향판 역할을 해 관객은 연주자의 숨결과 판소리 특유의 시김새를 마이크 너머가 아닌 육성 그대로 생생하게 체감하게 된다.

7~8월 무대의 주인공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 ‘심청가’다. 실력파 소리꾼 김수민과 차세대 소리꾼 이승훈이 무대에 올라 단가 ‘사철가’를 시작으로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대목과 심봉사가 눈을 뜨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몰입감 높게 선사한다.

체험 요소도 대폭 강화했다. 외국인 관객은 입장 직후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영어 도슨트의 해설로 판소리의 역사와 관람 포인트를 사전 숙지한다. 본 공연이 끝난 뒤에는 소리꾼과의 대화 시간을 가지며, 가야금·소리북 등 전통 악기 연주와 갓·족두리를 갖춘 한복 체험까지 풀코스로 즐길 수 있다.

공연이 펼쳐지는 광무대 역시 역사적 의미가 깊다. 1907년 처음 문을 연 뒤 서양 문물의 물결 속에서도 판소리의 명맥을 지켜낸 대표적 공간으로, 화재 소실 이후 96년 만에 옛터인 동대문종합시장 신관 9층에 재탄생해 의미를 더했다.

전석 15만 원의 프리미엄 관람료로 운영되는 이번 판소리 시즌은 서울패스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재단 측은 8월 13일까지 판소리 공연을 마무리한 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전통춤과 전통연희를 주제로 한 다음 시즌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