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향어부터 차귀도 죽도등대·여수 형제도까지…해수부, 9월의 수산·해양 명소 선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 바다는 제철의 맛과 깊어가는 가을 풍경으로 여행객을 부른다. 고소한 전어와 쫄깃한 향어가 식탁에 풍성함을 더하고, 경기 화성 전곡리와 충남 서천 선도리 어촌에서는 마리나와 갯벌, 아름다운 서해 낙조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모래해변에 뿌리내린 희귀 염생식물 남가새와 제주 서쪽 바다를 밝히는 차귀도 죽도등대, 파도와 시간이 빚어낸 여수 형제도까지 9월의 바다는 먹거리와 여행, 생태와 자연유산을 아우르는 특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9월의 수산물과 어촌여행지, 해양생물, 등대, 무인도서를 따라 가을 바다가 품은 다채로운 매력을 만나본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가을의 맛을 대표하는 전어와 향어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전어는 가을을 대표하는 수산물이다.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며 우리나라 연근해와 일본 중부 이남, 동중국해 등에 분포한다. 몸길이는 20~30㎝ 정도로 등은 검푸른색, 배는 은백색을 띤다.
전어는 뼈째 먹을 수 있어 칼슘 섭취에 도움이 되며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EPA·DHA 등 오메가-3 지방산도 함유하고 있다. 가을에는 지방이 올라 고소한 맛이 더욱 진해지며 회와 회무침, 구이 등으로 즐길 수 있다. 천일염을 뿌려 통째로 구운 전어 소금구이는 가을 전어의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대표 요리다.
향어는 잉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1973년 이스라엘을 통해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양식에 성공해 주요 내수면 양식어종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생산량은 약 1,700톤으로 내수면 어류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가 비교적 적고 잔가시가 거의 없으며, 탄력 있고 쫄깃한 육질이 특징이다.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 오메가-3 지방산 등도 함유하고 있다. 회와 매운탕, 찜, 구이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하며 얇게 썬 살을 초장에 곁들이는 향어회가 대표적이다.
마리나와 갯벌에서 즐기는 가을 어촌여행
9월의 어촌여행지로는 경기 화성시 전곡리 어촌체험휴양마을과 충남 서천군 선도리 어촌체험휴양마을이 선정됐다.
경기 화성시 전곡리 어촌체험휴양마을은 수도권에서 가까워 당일이나 주말 일정으로 부담 없이 찾기 좋은 곳이다. 탁 트인 바다와 정박한 요트가 어우러진 전곡항의 풍경은 여느 어촌과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에서는 독살체험과 요트체험 등 바다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독살은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돌을 쌓아 잡는 전통 어로 방식으로, 조수의 변화와 옛 어촌의 생활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다. 요트에 오르면 바다 위에서 전곡항과 서해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전곡항에서 출발하는 입파도 섬 여행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바닷길을 따라 이동하며 서해의 섬과 해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으며, 체험을 마친 뒤에는 전곡항 수산물센터에서 꽃게와 주꾸미, 새우 등 신선한 지역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충남 서천군 선도리 어촌체험휴양마을은 드넓은 갯벌과 아름다운 서해 낙조가 어우러진 곳이다. 가을이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갯벌을 걷기 좋고, 해 질 무렵에는 바다와 하늘이 붉게 물드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갯벌체험에서는 동죽과 맛조개 등을 직접 채취하며 서해의 생태와 어촌의 생활방식을 경험할 수 있다.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길을 따라 무인도인 쌍섬까지 걸어보는 것도 선도리만의 특별한 체험이다. 다만 바닷길은 조수의 영향을 받으므로 방문 전에 물때와 체험 가능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마을 인근에는 글램핑장이 조성돼 있어 하룻밤 머물며 가을 바다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낮에는 갯벌을 체험하고, 저녁에는 서해 낙조와 고요한 밤바다를 감상하는 체류형 여행지로도 잘 어울린다.
전곡리가 요트와 마리나, 섬 여행을 즐기는 활동적인 여행지라면 선도리는 갯벌과 바닷길, 낙조를 천천히 만끽하는 여행지다. 마을별 체험프로그램과 숙박시설, 음식점, 주변 관광지 및 교통편 등은 ‘바다여행’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래해변에 뿌리내린 해양생물 ‘남가새’
9월의 해양생물로 선정된 남가새는 바닷가 모래해변에서 자라는 한해살이 염생식물이다. 세계 온대와 열대지역에 널리 분포하지만 국내에서는 강릉과 포항 등 동해안과 제주 해안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발견된다.

높이는 10~20㎝ 정도이며 적갈색 줄기가 땅 위를 기듯 옆으로 뻗어 1m까지 자라기도 한다. 6~8월에는 꽃잎 끝이 물결 모양으로 갈라진 노란색 꽃을 피운다.
7~9월에 익는 열매는 다섯 갈래로 갈라지며, 표면에 가시 모양 돌기가 발달해 철퇴와 같은 독특한 형태를 띤다. 열매의 돌기가 동물의 털이나 발에 붙어 이동하면서 씨앗을 퍼뜨린다. 한방과 민간에서는 ‘백질려’라고 부르며 약재로 이용하기도 한다.
제주 서쪽 바다를 지키는 차귀도 죽도등대
9월의 등대인 죽도등대는 제주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차귀도에 자리한다. 2015년 설치된 현재의 등대는 6초마다 한 번씩 흰색 불빛을 비추며 제주 서쪽 해안을 오가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돕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큰 무인도인 차귀도는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된 섬이다. 깎아지른 해안절벽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죽도등대의 시작은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산리 주민들이 어선의 안전을 위해 직접 돌을 옮겨 등대를 세웠으며,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2015년 현재 모습으로 개량됐다.

차귀도 주변에는 가을 억새를 바라보며 걷기 좋은 수월봉과 세계적인 수성화산체 연구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마을로 알려진 제주 고산리 유적 등이 자리한다.
가을철 제주에서는 제철을 맞은 갈치도 빼놓을 수 없다. 낚시로 잡아 은빛 비늘이 비교적 온전한 제주 갈치는 ‘은갈치’라고 불린다. 현지에서는 회와 구이, 조림, 찌개뿐 아니라 호박과 배추를 함께 넣어 끓인 갈치호박국으로도 즐긴다.
파도가 빚은 두 개의 섬, 여수 형제도
9월의 무인도서로 선정된 형제도는 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 동쪽 해안에서 약 150m 떨어진 준보전무인도서다. 높이는 약 30m, 면적은 약 6,017㎡로 금오도에서도 쉽게 바라볼 수 있다.

섬 가운데가 둘로 갈라진 모습이 형과 아우가 사이좋게 마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여 ‘형제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형제도에서는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형성된 해식애와 수직절리, 해식동굴을 비롯해 용암이 빠르게 식으며 만들어진 주상절리와 벌집 모양의 바위 표면 등 다양한 지질경관을 관찰할 수 있다.
대부분 단단한 바위로 이뤄진 척박한 환경이지만 섬 상부에는 곰솔과 다정큼나무, 사철나무가 자라고 아래쪽에는 해국과 참나리, 밀사초 등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2023년 실태조사에서는 왜가리와 노랑발도요, 바다직박구리가 확인됐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의 배설물도 발견돼 생물다양성이 높은 섬으로 평가됐다.
전어와 향어 등 이달의 수산물 정보는 ‘어식백세’, 어촌여행 정보는 ‘바다여행’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가새에 관한 정보는 해양생명자원통합정보시스템과 해양환경정보포털에서, 등대와 형제도 관련 정보는 각각 ‘등대와 바다’와 해양수산부 무인도서 종합정보제공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