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국내여행 관심도, 수도권 UP 제주·경상·전라 DOWN 그 이유는?

국내여행 관심도, 수도권 UP 제주·경상·전라 DOWN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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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증가추세에 따라 국내여행이 차츰 감소하고 있다. 감소한 국내여행에서 선호하는 지역 역시 바뀌고 있다. 최근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한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도에 대한 관심은 커진 반면 제주도, 경상권, 전라권은 줄었다.

제주, 경상, 전라에 볼거리와 관광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마음이 수도권과 강원도로 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여행지 관심도의 변화와 그 원인에 대해 알아봤다.

감소한 국내여행, 관심도가 바뀐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조사)에서 특정 시도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예전보다 더 커졌다’는 반응을 관심도라 하고, 2018년 상반기 관심도를 조사했다. 11개 지역으로 조사한 결과는 편의상 6개 광역으로 묶어 지난 2년간의 변화를 확인했다. 그리고 2018년 상반기 조사결과는 다시 2017년 상반기, 2016년 상반기와 비교했다.

그 결과 해외여행은 증가하고 국내여행이 감소하면서, 국내여행지에 대한 선호도 바뀌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 2년 사이 국내 주요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변했다. 수도권과 강원도에 대한 관심은 커진 반면 제주도, 경상권, 전라권은 줄었다.

2018년 상반기 조사결과를 보면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가 62.7%로 가장 높고, 다음은 강원도가 50.1%로 뒤를 이으며 상위권을 이뤘다. 수도권은 27.9%, 경상권 27.7%, 전라권 25.6%로 상위권의 절반 수준이었으며, 세 권역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충청권은 16.9%로 가장 낮았다.

지난 2, 제주·경상·전라에 관심도가 줄다

2018년 조사결과만 보면 제주도는 여전히 높은 관심을 유지하고 다음이 강원도, 그 외 수도권과 경상, 전라권이 비슷한 수준으로 관심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수치를 2017년, 2016년 상반기 선호도와 비교하면 그 변화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2017년 상반기와 비교한 금년 상반기 관심도는 수도권만 작은 증가(0.6%p)가 있었을 뿐 나머지 지역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경상권(-1.6%p). 전라권(-1.5%p), 강원도(-1.3%p)의 감소세를 보였다. 참고할 사항으로는 2017년 5월에 징검다리 연휴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 무렵 해외여행이 급증했을 것을 감안해 2년 전인 2016년과도 비교해봤다.

▲6개 광역 2018 상반기 국내여행지 관심도 및 변화 출처 : 컨슈머인사이트

2년 전인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해보니 금년 상반기 관심도가 수도권이 무려 4.9%p 높아졌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강원도는 2.0%p 증가했다. 반면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먼 거리인 전라권(-3.3%p), 경상권(-2.4%p), 제주도(-1.7%p)는 눈에 띄는 감소세였다. 결과적으로 경상, 전라, 제주의 여행 관심도는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수도권과 강원도는 2년 연속 증가세였다.

이 같은 관심도 변화의 원인에 대해 조사기관 측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수도권 거주자가 근거리, 단기간 여행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주요 소비자이자 관광객들이 숙박여행에 피로감을 느껴 당일여행을 택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당일여행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권역별 국내여행지 관심도 비교 출처 : 컨슈머인사이트

멀어진 관광객의 마음, 돌릴 수 있을까?

수도권, 강원도와 달리 경상, 전라, 제주도의 선호도가 줄어든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우선 미흡한 대중교통에서 찾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전철과 버스가 시시각각 움직이고 시외버스가 10~2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수도권 내에서 자차 없이 어디든 여행이 쉽다는 뜻이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KTX가 연결된 강원도도 수혜를 보고 있다. KTX, 무궁화호, 경의선 전철이 들어선 강원도는 교통이 편리하고 주요 관광지가 밀집해 있어 2030세대가 선호하는 여행지다.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 대중교통 여행족을 위한 이른바 ‘뚜벅이 여행’ 콘텐츠가 수도권 및 강원도 중심으로 많이 생성돼 있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해준다.

반면 경상, 전라, 제주도는 전철은 물론 버스를 이용하기에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지하철 노선이 발달돼 있는 부산, 대구 등 지역을 제외하면 해당 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조사기관의 예측대로 숙박여행을 기피하는 관광객이라면 장거리를 운전하며 관광지를 둘러보고 매번 주차 문제로 곤란한 지역의 여행 역시 기피할 만하다. 자차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경상, 전라, 제주 지역 여행이 꺼려지는 이유다.

O2O 앱으로 택시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수도권과 강원도에 비해 콜택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여행 편의와 거리가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미흡한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O2O 앱보다 콜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콜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어 배차를 요청한 후, 다시 배차를 기다리는 시스템은 불편할 뿐만 아니라 기사의 사정에 따라 배차를 거부당하는 경우도 많다.

O2O 앱을 사용해도 제주도의 경우 가까운 거리에서는 택시 호출이 되지 않는다. 원거리일 경우 겨우 택시 호출이 된다. 또 택시를 이용해 관광지에 도착하더라도 관광지에서 나오기 위한 택시를 잡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제주도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하는 택시나 렌트카가 아니면 여행이 쉽지 않다.

더불어 사회적 이슈로 인해 관광이 꺼려지기도 한다. 제주도에 유입된 예멘 난민의 수용문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경주와 포항 지역의 지진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여행 기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경상도와 전라도,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관광자원을 발달시키기 좋은 지역들이다. 하지만 여행 시 피로감을 줄이고 편안하게 즐기려는 여행 트렌드에 비춰볼 때 해당 지역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관광객이 선호하는 근거리, 단기간 여행에 맞춰 지역마다 특성화된 전략이 필요한 때다. 또한 해당 지역이 갖고 있는 사회적 이슈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도 관광객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 꼭 필요한 사항일 것이다.

안상미 기자 asm@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