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현장 인천 근대 건축유산 밀집 ‘관사마을’ 사라지나

인천 근대 건축유산 밀집 ‘관사마을’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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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관사마을

일제강점기 인천부윤(시장) 관사가 보존된 일명 ‘관사 마을’이 인근 고층 아파트 건축으로 일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와 인천시민사회단체는 20일 성명을 내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지역은 답동성당과 일식 가옥 등 근대건축물이 밀집한 곳”이라며 “중구와 인천시는 구체적인 문화유산 보전 대책을 마련한 뒤 아파트 건축허가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와 구에 따르면 중구 신흥동 10-11 일대에는 지하 2층·지상 29층(499가구 규모) 지역조합아파트가 건립 절차를 밟고 있다.

조합 측이 분양 허가를 낸 이 지역은 건축 인허가 때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필요한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일반미관지구가 일부 겹쳐 있다. 인근에는 옛 인천시장 격인 인천부윤 관사와 일식 가옥이 들어선 관사 마을이 있어 이 중 일부 가옥은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철거돼야 한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측은 이 일대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250% 이하인데도 불구하고 해당 아파트 용적률은 441.14%로 추진돼 난개발을 가속화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중구와 시는 이미 구에 있던 근대건축물을 철거하고 개항장 지구에 29층짜리 오피스텔 분양을 승인하는 등의 우를 범했다”며 “역사문화유산이 많은 중구의 난개발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시와 구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한 뒤 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115년 역사를 지닌 비누 제조업체 ‘애경’의 비누공장 건물을 주차장 조성을 이유로 철거한 바 있다.

또 근대건축물들이 보존된 중구 옛 러시아영사관 터 인근에 고층 오피스텔 건축허가를 부적절하게 내준 시 공무원들이 징계를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오진선 기자 sumaurora@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