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도심 속에 숨겨진 쉼표, ‘오초량 정원’과 ‘모두의 정원’ 부산 민간정원으로 새 출발

도심 속에 숨겨진 쉼표, ‘오초량 정원’과 ‘모두의 정원’ 부산 민간정원으로 새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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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제2·3호 민간정원 지정… 정원문화 확산과 도시 속 힐링 공간 조성에 박차

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도심 속에서 마주하는 정원 한 켠의 고요함이 시민의 일상에 작은 쉼표를 더한다. 부산시가 동구와 금정구에 위치한 ‘오초량 정원’과 ‘모두의 정원’을 공식 민간정원으로 등록하며, 도심 속 정원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복합문화공간 F1963 정원이 부산 제1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데 이어, 이번에 선정된 두 곳은 제2호와 제3호 민간정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민간정원은 개인, 단체, 법인이 자율적으로 조성·운영하는 정원으로, 도시 내 녹지 확충과 지속 가능한 정원문화 조성을 목표로 하는 제도다.

이번에 지정된 ‘오초량 정원’은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위치한 100년 된 적산가옥과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일제강점기 건축물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분위기의 이 정원은 도심 한가운데서도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느낄 수 있는 힐링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오초량’은 ‘초량(草粱)’이라는 지명에 감탄사 ‘오!’를 붙여 만든 이름으로, 단순한 공간을 넘어 전시, 인문학 강연,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정원 곳곳에는 사계절 내내 색을 달리하는 식물과 감각적인 조경이 어우러져,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자연의 리듬을 경험할 수 있다.

오초량 관계자는 “이곳은 시간의 흔적과 문화가 공존하는 특별한 정원”이라며 “예술과 삶이 함께 숨 쉬는 공간에서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정구 부곡동의 모모스커피 본점 내에 자리한 ‘모두의 정원’은 커피와 정원, 건축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이곳은 건축의 마감 후 조경을 덧붙이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정원을 공간의 중심에 두고 설계됐다.

두 곳의 테마정원(대나무 정원, 모두의 정원)과 함께 구성된 이 공간은 시민들이 커피 한 잔의 여유 속에서 자연을 거닐고, 쉼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모두의 정원’이라는 이름에는 누구나 특별하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겼다.

모모스커피 대표는 “이곳은 도시 속의 작은 공원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정원”이라며 “커피를 매개로 자연, 문화, 지역사회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시 안철수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민간정원 지정은 도심 속 녹지공간 확보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정원도시 부산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정원이 단순한 조경을 넘어 도시의 삶을 바꾸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오초량과 모두의 정원은 부산 시민들에게 새로운 일상의 풍경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