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장식한 마지막 궁중회화 6점, 창덕궁 벽화 최초 일괄 공개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창덕궁의 근사謹寫한 벽화」 8월 14일 개막

[유산청]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용재)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8월 14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창덕궁의 근사謹寫한 벽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창덕궁 내전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을 장식했던 궁중회화 벽화 6점과 초본 1점을 최초로 일괄 공개한다.

벽화 6점은 각각 높이 180-214cm, 너비 525-882cm에 달하는 대작으로, 조선 왕실의 마지막 궁중회화다. 1917년 창덕궁 내전이 화재로 소실된 후 1920년 재건 과정에서 제작된 이 벽화들은 비단에 그려 종이에 배접한 후 벽에 부착하는 부벽화 형식을 띤다. 당시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 벽 상단을 가득 채워 전통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내전 공간의 위엄을 더했다.

벽화들은 해강 김규진, 정재 오일영, 묵로 이용우, 이당 김은호, 심산 노수현, 청전 이상범 등 근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이 그렸다. 전통 청록산수화풍으로 그려졌지만 ‘근사(謹寫)’라 명기하며 화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낸 점이 특징이다.

벽화는 100여 년간 내전에 설치된 후 세월의 손상을 입어 국가유산청의 보존처리를 거쳤으며, 현재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창덕궁 내전에는 모사도와 영인본이 전시 중이다. 이들 모두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전시는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 벽화를 각각 분리된 공간에서 상세히 감상할 수 있다. 2부는 미디어아트 ‘근사한 벽화, 다시 깨어나다’로 금강산 절경과 봉황, 백학, 신선의 세계를 환상적 실감영상으로 재현한다.

특별전 기간 동안 매일 2회 도슨트 전시해설과 왕실문화 심층탐구 강연, 어린이 및 성인 대상 체험·답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궁궐건축과 궁중회화, 우리 근대미술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왕실유산의 중요성을 확산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