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인천·대구 4개 도시 개최…10월 28일 개막, 11월 9일 폐막
박순영 기자 psy@newsone.co.kr
스웨덴의 문화적 다양성과 예술적 실험 정신을 소개하는 ‘제14회 스웨덴영화제’가 오는 10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4개 도시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평등과 인권, 역사적 성찰, 예술의 자유 등을 주제로 한 8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노바와 앨리스’로, 음악을 매개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여성의 내면을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제 공식 포스터 역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담았다. 개막에 맞춰 감독 엠마 부흐트와 배우 요한 레보르그가 내한해 서울과 부산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올해 영화제의 중심작은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신작 시리즈 ‘페이스리스’다. 리브 울만 감독과 잉마르 베리만 각본의 ‘트로로사’(2000)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인간관계의 균열과 정체성의 흔들림을 탐구한다. 두 작품을 연이어 상영하는 특별 기획을 통해 스웨덴 영화가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페이스리스’는 인터미션을 포함해 총 275분에 달하는 장편 시리즈로, 전편을 한꺼번에 상영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편성된다.
스웨덴은 실존 인물을 소재로 사회적 성찰을 담아내는 작품들을 꾸준히 제작해 왔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함마르셸드: 평화를 위한 여정’은 유엔 사무총장 다그 함마르셸드의 외교적 신념과 헌신을 조명하며, ‘스웨덴 토피도’는 여성 수영선수 살리 바우에르의 도전을 통해 신체성과 자유의지를 형상화한다.
또한 ‘힐마’는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의 삶과 예술을 다룬 작품으로,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국내 첫 전시와 연계해 상영된다. 다큐멘터리 ‘우리의 마지막 여행’은 아버지와 아들의 마지막 여정을 기록하며 가족과 죽음, 인간의 존엄을 성찰한다.
여성 서사와 예술적 시선을 이어온 마이 제털링 감독의 ‘더 걸즈’도 다시 선보인다. 고대 그리스 희곡을 무대에 올리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무대와 현실,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여성 해방의 서사를 그린 작품이다. 제털링 감독의 전작 ‘러빙 커플’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일관된 시선과 예술적 집념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 스웨덴 사회가 품은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사유를 공유하는 장으로 마련된다. 주최 측은 “영화는 언어를 초월한 철학적 대화이며, 이번 영화제가 한국 관객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영 일정은 △서울 10월 28일~11월 3일 아트하우스 모모 △부산 10월 30일~11월 4일 영화의 전당 △인천 11월 6일~9일 영화공간 주안 △대구 11월 7일~9일 CGV 대구아카데미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