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수산물부터 어촌 마을, 무인도까지
봄의 기운이 바다에도 번지기 시작하는 3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해안과 섬이다. 이달에는 제철 수산물의 깊은 맛과 함께, 갯벌과 섬, 등대와 무인도까지 이어지는 바다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식탁에서 시작해 길 위로 이어지는 3월의 해양 여행지를 따라가 본다.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바다와 마을이 만나는 곳, 인천 중구 큰무리마을 · 군산 신시도마을

도심에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바다는 충분히 깊다. 인천 중구의 큰무리마을은 수도권에서 쉽게 닿을 수 있는 서해 어촌이다. 마을 앞 갯벌에서는 체험과 바다낚시가 가능하고, 간조가 되면 실미해수욕장에서 실미도까지 모랫길이 열린다. 물때를 맞춰 걷는 짧은 여정은 바다와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체험 뒤에는 바다를 내려다보는 카페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고군산군도의 중심, 신시도마을은 섬 여행의 정석 같은 곳이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오르는 신시 전망대에서는 군도 특유의 겹겹이 이어진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갯벌에서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고, 이곳에서 나는 바지락은 굵고 담백하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1박 3식 민박은 여행의 번거로움을 덜고, 섬에서의 하루를 온전히 누리게 해준다.
봄을 알리는 바다의 맛, 도다리와 멍게

봄바다의 시작은 식탁에서부터 느껴진다. 바닥 가까이에서 서식하는 도다리는 봄철이 되면 살이 차오르며 특유의 담백한 맛을 낸다. 고단백·저지방 식품으로 가볍게 즐기기 좋고, 회나 매운탕은 물론 봄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은 이 계절을 대표하는 별미다. 향긋한 쑥 내음과 함께 봄이 입안 가득 퍼진다.

멍게는 남해안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해산물이다. 철과 셀레늄, 비타민 A가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손꼽힌다. 과거에는 회에 곁들이는 조연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멍게비빔밥처럼 한 그릇 요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바다 향이 진하게 살아 있는 멍게 한 점은 여행자의 기억을 오래 붙잡는다.
바다를 지키는 불빛, 대진항 남방파제등대

동해안의 항구를 따라가다 보면, 바다 위에 묵묵히 서 있는 등대를 만난다. 경북 영덕 대진항 남방파제등대는 5초마다 녹색 불빛을 내며 항을 드나드는 배들의 길을 밝힌다. 1970년대부터 어민들의 삶을 지켜온 대진항은 최근 정비를 거쳐 관광과 어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래가 물을 뿜는 형상을 닮은 해상전망대에 오르면, 동해의 시원한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봄철이면 살이 오른 영덕대게도 빼놓을 수 없다. 담백한 맛으로 사랑받는 영덕대게는 이 계절, 여행의 이유가 된다.
사람이 살지 않아 더 깊은 섬, 추자도의 무인도 수령여

제주 추자군도 북쪽 바다에 떠 있는 수령여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섬이다. 상추자도에서 약 2km 떨어진 이 섬은 유백색 암석과 가파른 절벽이 인상적이다. 바다 위로 솟은 능선 같은 모습에서 이름이 비롯되었고,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의 질서를 그대로 품어왔다.

섬 주변에는 수직절리와 조수웅덩이가 발달해 있고, 혹독한 환경에 적응한 해양생물과 다양한 조류가 서식한다. 인간의 흔적이 거의 없는 이곳은 바다가 원래의 모습으로 숨 쉬는 공간이다. 직접 들어갈 수 없기에,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히 완성된다.
갯벌이 품은 숨은 주인공, 흰이빨참갯지렁이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갯벌 생태계를 지탱하는 존재가 있다. 흰이빨참갯지렁이는 국내에서 가장 길게 자라는 갯지렁이로, 서·남해안 일부 갯벌에서만 만날 수 있다. 유기물을 분해하고 굴을 파며 산소와 영양분이 순환되도록 돕는 이 생물 덕분에 갯벌은 살아 움직인다.

하지만 갯벌 매립과 남획으로 개체 수는 빠르게 줄었고, 지금은 보호가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여행자가 갯벌을 찾을 때, 보이지 않는 생명들의 역할을 떠올려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3월, 바다는 여행이 된다
제철의 맛에서 시작해 어촌과 섬, 생태와 등대까지. 3월의 바다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하나의 여행 서사가 된다.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지금, 바다로 향하는 길 위에서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만나보자.











![[지자체 관광매력 탐구] 순천시 양효정 문화관광국장에게 듣는다](http://www.ctjournal.kr/won/wp-content/uploads/2026/04/양효정-순천시국장-263x194.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