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워 인터뷰 l 박성환 상임공동의장

파워 인터뷰 l 박성환 상임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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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완성된 국가도시공원을 거닐어 보고 싶다”

– 5만 평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잔디 공원으로 만들자
– 건강을 잃지 않는 한 의료 현장을 지킬 것

박성환 상임공동의장(前 대동병원 이사장)

국가도시공원 유치 시민운동을 24여 년 동안 변함없이 함께해온 박성환 상임공동의장(사진·前 대동병원 이사장)은 이 운동의 실질적인 대표자다. 의사 가운을 입은 그는 강한 직업의식에 근엄하면서도 평소의 자상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먼저 생뚱맞게도 100만 평 도시공원 유치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저는 평소 등산을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공원을 찾아서 산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산은 건강한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곳이지, 약한 노인이나 장애우들은 올라가기가 힘들잖아요. 평소 평지에 넓은 공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침 김승환 교수로부터 문화공원 조성시민협의회 참여 제의를 받고 동참하게 됐어요. 벌써 24년이 흘렀네요. 여러분 덕분에 부산시 도시공원 확정을 받아내고, 이제 마지막 난관인 국가의 지정만 남았는데 감개무량합니다.”

그는 새삼 부산시의 도시공원 지정에 감격하며, 마지막 관문인 국가 지정을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부산 시민의 승리라고 자평한다. 도시에 100만 평 공원이 들어선다면 부산의 위대한 자원으로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박 의장이 바라는 국가도시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일반적인 공원에 가보면 조그마한 잔디밭에 대부분 ‘출입 금지’나 ‘잔디 보호’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어요. 그런데 시민들은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자 직접 밟고 싶어 하고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뛰놀기를 원하잖아요. 요즘에는 맨발 걷기를 권장하기도 하는데, 실제 우리 주변에 그런 넓은 공간이 없어요. 그래서 100만 평 공원 만들 때 5만 평 정도는 잔디 광장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면 부산 시민 10만 명이 공놀이도 하고 연도 띄우고, 삼겹살도 구워 먹는 등 밟고 놀아도 될 겁니다.”

그가 구상하는 평지 공원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광활한 공간을 의미한다.

박 의장은 “우리 생활에 가까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한데, 산밖에 없으니까 접근이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반드시 평지에 공원이 절실히 필요다”고 거듭 강조한다.그러면서 그는 10여 년 전 충격을 받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제가 공원 유치 운동을 한다니까 유모차를 끌고 가는 어떤 부인이 ‘부산에 유모차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백화점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부산 시민공원을 소개했더니 ‘거기 갈려면 새벽에 일찍 가서 주차해야 아이를 태우고 공원에 갈 수 있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공원을 만들려면 가까이에 큰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어요.”

부산이 휴일에 유모차 밀고 갈 수 있는 곳이 백화점밖에 없다는 하소연을 듣고 부산의 삶의 질을 생각했다는 그는 접근성이 좋은 평지에 공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더욱 공원 유치 운동에 적극적이 된 것 같다고 한다.

박 의장이 바라는 공원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공원이다. 온 가족이 공원에서 평화롭게 즐기는 모습을 부러워하고, 우리도 저런 생활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되기를 희망했다.

“외국의 어떤 사진에서 어린아이는 발목에다 줄을 연결해 혼자 놀게 하고, 엄마는 벤치에서 독서하며, 아빠는 옆에서 낚시를 즐기는 공원의 평화로운 광경을 봤어요. 정말 유토피아적인 장면이었어요. 우리도 강변이니까 저런 공원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잔디밭 출입 금지’에 대해 조경 전문가인 김 위원장은 “잔디는 생태적으로 적당히 밟아줘야 한다”면서 “저희가 전에 광복동에다가 잔디 길을 조성하고 ‘잔디를 밟읍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건 적도 있다”고 조언했다.

파트너즈는 많을수록 힘이 된다

“시민운동은 회비를 냄으로써 소속감도 생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협의회가 추진하는 파트너즈는 활동 기금 모금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많으면 많을수록 힘이 되는데 아직 홍보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박 의장은 파트너즈 확장은 공익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시민들에게 취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한다. 가시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으면 동참하는 기업들이 많겠지만, 아직 유치 단계라 피부로 느끼게 할 수 없어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저희 운동은 2단계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며 “유치 운동을 하는 단계와 공원 확정 후 조성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가도시공원이 확정되면, 본인이 참여해서 만들게 됐다는 자부심이나 긍지를 가지게 되겠지만, 그 전 단계에서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결실이 없으니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조성 단계가 되면 대중화가 되면서 나무도 심고, 잔디도 가꾸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지만, 현재로서는 이상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부연 설명이다.

글로벌시티에는 국가도시공원이 필수

박 의장은 “공원이 조성되면 우리 삶의 질이 좋아진다는 점을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부산시가 추구하는 글로벌시티가 되면 외국 고급 인력도 많아질 텐데 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직장과 좋은 학교, 훌륭한 의료시설, 특히 대형 공원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공원에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스포츠 시설도 갖추고, 강변이니까 카약이나 조정 경기장, 그리고 승마장을 만들면 호응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는 “국가도시공원 확정은 이제 국회와 정부의 손에 달렸다”며 “정치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여야의 정치 구도나 재정문제, 도시 간 경쟁 등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을 납득시킬 묘책을 만들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한다. 박 의장은 “우리 시민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100만 평 국가도시공원이 들어서면 어떤 점이 좋은지 알아야 한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산소 배출, 편의 시설, 일자리 창출, 관광 자원 등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 의사로 살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개인 생활이 거의 없어요. 평생 환자와 살아야 하는 기피 업종입니다. 어릴 때 ‘금수저’ 출신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학비 내고 밥 굶지 않는 것 외는 다른 학생과 똑같았어요. 심지어 동생에게 교복을 물려주자, 옷이 짧아서 맞지 않는 거예요. 주변에서 동생보고 혹시 어머니가 계모냐고 물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에피소드도 있어요.”

5남 1녀 중 맏이인 박 의장의 꿈은 의사가 아니었지만, 부친의 설득으로 의과대학을 지원했다. 마취의학과 전문의로 산수(傘壽)의 나이에도 아직 환자의 곁을 지킨다. 수재였던 그의 외동딸은 음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단다.

대동병원은 부산 지역 민간병원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역사적인 병원이다. 독립유공자인 초대원장 박영섭 박사에 의해 1945년 10월 1일 부산 동래 지역에 대동의원으로 개원한 현재의 대동병원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국경 없는 인술을 펼쳐오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도경영·정도 진료를 목표로 78년간 부산 시민의 건강을 지켜왔다. 또한, 부산광역시와 함께 해외 의사 연수를 실시하고 몽골,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 현지의 어려운 환자들을 초청하거나 방문하는 등 꾸준히 나눔 의료를 실천하고 있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의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라”는 명언을 가슴에 담고 있다는 박 의장은 “늘 공부하는 자세로 열심히 일하자”며 후진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이제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회(해외)의 의료봉사는 의무”라며 특히 몽골 지역에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장은 은퇴 후에도 ‘국경없는의사회’에 참여하고 싶다며 평생 의료 봉사의 길을 가고자 한다.

“공원 유치 운동을 오랜 기간 하다 보니까 중도에서 돌아가신 분이 많은 데 그분들께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그는 생전에 완공된 국가도시공원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1,000권 독서를 목표로 2015년부터 독후감을 기록한 도서 목록을 만들고 있다는 그는 전문 서적 외 교양 도서나 추리소설도 좋아하는데 책은 주로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한단다. 인터뷰 말미에 병원 식구들에게도 바람을 전했다.

“우리 대동병원은 900여 명의 식구가 생활하고 있는데, 기업으로서의 이윤 창출과 직원 복지, 고객 만족, 협력 업체 이익 분배, 사회봉사 등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인터뷰 전병열 기자 chairman@news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