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시청서 웅부공원까지 20분 행진…전국 최다 독립유공자 배출 도시 자긍심 되새겨
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대한독립만세!”
해가 저문 28일 오후 6시, 경북 안동시 청사 앞마당에 모인 시민들의 함성이 겨울 공기를 갈랐다. 손에 손에 들린 횃불이 하나둘 불을 밝히자 붉은 불빛이 시청 전정을 물들이며 107년 전 그날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광복회 안동시지회가 주최하고 안동청년유도회가 주관한 ‘제107주년 삼일절 기념 만세운동 재현행사’는 1919년 안동 전역을 뒤흔들었던 만세운동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시작 전부터 시청 앞에는 학생과 시민, 보훈단체 회원들이 모여 태극기를 나눠 들고 삼삼오오 자리를 채웠다.
행사가 열린 시청 전정은 과거 안동향교가 있던 자리로, 1894년 갑오의병이 첫 기치를 올린 역사적 공간이다. 무대에 오른 안동시립합창단과 안동교회 어린이합창단이 애국가를 제창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가슴에 손을 얹었다. 이어 권기창 안동시장이 ‘안동 3·1운동과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고, 지역 기관·단체장들이 차례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선언문이 낭랑하게 울려 퍼질 때마다 곳곳에서 “옳소”라는 화답이 터져 나왔다.
오후 6시 30분, 횃불이 본격적으로 타오르며 거리 행진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시청을 출발해 안동교회를 지나 웅부공원까지 약 20분간 도로를 따라 걸었다. 아이 손을 잡은 부모, 교복을 입은 학생, 흰 두루마기를 차려입은 참가자들이 한목소리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자, 도심은 순식간에 거대한 함성의 물결로 변했다. 차창을 내리고 행진을 지켜보던 시민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호응했다.
행렬의 종착지인 웅부공원에서는 국기 게양식이 엄숙하게 진행됐다. 이어 시민 66명이 참여한 ‘시민의 종’ 타종이 울려 퍼지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종소리가 밤하늘에 번질 때마다 참가자들은 묵념으로 순국선열을 기렸다.
안동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공적으로 포상을 받은 인물이 391명에 이르는 곳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상룡을 비롯해 이육사 등 수많은 인물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도시라는 점에서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안창영 광복회 안동시지회장은 “안동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출발점이자 치열한 저항의 현장이었다”며 “오늘의 횃불이 선열들의 뜻을 기억하고 미래 세대에 전하는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7년 전 거리에서 울려 퍼졌던 만세의 외침은 이날 다시 안동 도심을 가득 채웠다. 시민들은 횃불을 끄며 “내년에도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고, 태극기는 늦은 밤까지 공원 위에서 펄럭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