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부산항 개항 150주년…“지구 네 바퀴 잇는 2,500만 컨테이너의 힘”

부산항 개항 150주년…“지구 네 바퀴 잇는 2,500만 컨테이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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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여객터미널서 기념식 개최…북극항로·스마트항만으로 새 150년 비전 제시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26일 오전, 바닷바람이 스치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에는 정장을 갖춰 입은 항만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무대 뒤 대형 화면에는 ‘부산항 개항 150주년’ 문구가 떠 있었고, 객석 곳곳에서는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다.

이날 열린 기념식은 작은 포구에서 출발해 세계적 환적 거점항으로 성장한 부산항의 150년을 되짚고,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 직무대행과 박형준 부산시장,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공동 주최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시, 부산항만공사 등 지역 항만 관련 기관·단체가 맡았다.

행사장 분위기는 축하와 다짐이 교차했다. 참석자들은 부산항의 옛 사진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였고, 컨테이너 부두 전경이 펼쳐지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부산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2천488만 TEU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와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물동량이 전년보다 2% 증가했다는 점에서, 환적 중심항으로서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성범 직무대행은 기념사에서 “지난해 부산항이 처리한 2,500만 개의 컨테이너는 지구를 네 바퀴 가까이 이을 수 있는 규모”라며 “이는 대한민국 경제가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부는 앞으로 부산항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개척 기반을 다지고, 해양수도권 육성과 친환경·스마트 항만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자동화·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항만 운영 고도화와 탄소 저감 인프라 확충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행사 말미, 참석자들은 함께 기념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새로운 150년”을 외쳤다. 유리창 너머로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천천히 부두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1876년 개항 이후 쉼 없이 확장해온 부산항은, 또 다른 세기를 향한 항해를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