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통영 바다 위로 펼쳐진 세계 항해… ‘PORT WEEK’ 일주일 대장정 마무리

통영 바다 위로 펼쳐진 세계 항해… ‘PORT WEEK’ 일주일 대장정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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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퍼 요트 10척 출항 장관… 해양·문화·미식 결합한 체류형 축제 자리매김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3월 22일 오후, 경남 통영 도남항 앞바다. 길이 21m에 달하는 동일 규격 요트 10척이 일제히 돛을 올리자 항구를 가득 메운 시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부두 위에서는 손을 흔드는 사람들과 이를 카메라에 담는 이들의 움직임이 뒤섞였고, 요트는 천천히 방향을 틀어 북태평양을 향해 나아갔다.

Clipper 2025-26 Round the World Yacht Race 기항지 행사 ‘PORT WEEK’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통영 도남관광단지 일원에서 진행된 끝에 막을 내렸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치된 세계일주 요트대회 기항지 행사로, 약 200명의 해외 세일러들이 통영에 머물며 도시와 교류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행사 기간 동안 도남항 일대는 ‘레이스 빌리지’로 탈바꿈했다. 부두에는 요트가 정박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체험 부스와 공연 공간, 식음 콘텐츠가 이어지며 하나의 거대한 해양 축제장이 형성됐다. 낮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고, 해가 지면 조명이 켜진 요트들이 바다 위를 밝히며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특히 밤이 되면 항구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조명이 설치된 요트들이 줄지어 떠 있는 가운데 음악과 함께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행사 후반부에 열린 불꽃쇼에서는 바다 위로 터지는 불꽃과 요트 실루엣이 어우러지며 통영의 밤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행사의 중심 공간으로 운영된 ‘PORT TABLE’에는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과 로컬 브랜드 콘텐츠가 집약됐다. 통영의 대표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부터 수제 맥주와 전통주, 디저트까지 다양한 메뉴가 이어졌고, 방문객들은 테이블을 따라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지역의 맛을 경험했다. 현장에서는 음식 설명을 듣거나 셰프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이어졌다. 무선조종 요트를 직접 조작해보는 공간에는 어린이들이 줄을 섰고, 전통문화 체험 부스에서는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복을 입거나 전통 놀이를 체험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요트에 직접 올라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는 오픈보트 프로그램 역시 높은 관심을 끌었다.

3월 19일 열린 국제해양레저포럼에서는 마리나 개발과 해양레저 산업을 주제로 한 논의가 이어지며 산업적 측면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이어 무대에서는 세계적인 항해가 Robin Knox-Johnston의 토크쇼가 진행돼 관람객들이 항해 경험을 직접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행사장 한편에 조성된 ‘UK Zone’에는 영국 해양 산업과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요트와 해양 장비, 크루즈 산업을 소개하는 전시와 함께 포토존, 스탬프 투어 등이 운영되며 관람객 참여를 이끌었다. 스탬프를 모두 모은 방문객들이 기념 촬영과 티타임을 즐기는 모습도 이어졌다.

문화 프로그램도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통 활쏘기와 노젓기 체험,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무대가 이어졌고, 재즈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기항 기간 동안 선수단은 통영 전통시장과 상점을 찾아 식재료와 생필품을 직접 구매했다. 장기 항해를 앞두고 이뤄진 대량 구매는 지역 상권으로 이어졌고, 상인들과 선수들이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퍼레이드 오브 세일’에서는 요트들이 통영 앞바다를 가로지르며 장관을 연출했다. 출항을 앞둔 선수단은 부두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승선했고, 요트는 차례로 항구를 빠져나갔다.

이날 출항을 시작으로 참가팀은 ‘더 빅 원’으로 불리는 북태평양 구간에 돌입한다. 약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이 항해는 기상 변화가 심하고 외딴 해역을 통과해야 하는 가장 험난한 구간으로 꼽힌다.

통영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해양과 관광, 문화, 미식이 결합된 복합 콘텐츠를 선보이며 국제 해양도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주일간 이어진 항구의 풍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시와 세계가 연결되는 장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