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공연 어우러진 개막 행사에 120명 몰려…“몰랐던 이름들 새롭게 조명”
박순영 기자 psy@newsone.co.kr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갤러리. 객석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 사이로 질문이 이어지고, 무대에서는 판소리 한 대목이 울려 퍼졌다. 장애예술인의 삶과 작품을 되짚는 전시 개막 행사 현장은 대담과 공연이 교차하며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마련한 ‘한국장애예술인 역사전 – 길이 된 사람들’이 관람객들의 호응 속에 진행되고 있다. 개막을 기념해 열린 ‘역사전 인물 이야기 나누기’ 행사에는 120여 명이 참석해 전시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는 통상적인 축사나 내빈 소개 없이 방귀희 이사장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고려대학교 정창권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어진 무대에서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장애예술인의 삶과 예술 세계가 하나씩 호명됐다. 객석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메모를 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무대에는 1세대 장애예술인들이 직접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설가 주영숙, 화가 석창우, 만화가 이해경, 소리꾼 최준,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 한국무용가 김영민, 연극인 김지수 등이 차례로 발언하며 각자의 예술 활동과 경험을 풀어냈다. 김지수 대표는 “장애예술인의 역사를 함께 세우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이어졌다.
행사 중간에는 1930년대 시각장애인 유동초의 퉁소 연주 음원이 소개되며 장내가 조용해졌고, 이어 무대에 오른 최준이 판소리 ‘심청가’의 한 대목을 선보이자 분위기는 다시 고조됐다. 정창권 교수는 “작품 속 심봉사를 무능한 존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립적인 인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패널로 참여한 문화·문학계 인사들은 장애예술인의 서사를 콘텐츠로 확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헌식 평론가와 김재홍 교수, 김종회 촌장은 역사 속 인물들을 재창작해 대중과 접점을 넓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근·현대 장애예술인의 삶을 기억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수필가 장영희 교수의 유족과 동양화가 장창익 화백의 가족이 참석해 고인을 기리는 인사를 전했고, 동시작가 권오순과 바이올리니스트 안병소의 예술세계도 전시를 통해 다시 조명됐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이런 장애예술인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며 전시를 꼼꼼히 살폈다. 작품과 자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설명문을 읽는 모습도 이어졌다.
방귀희 이사장은 “관람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에서 장애예술인 역사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랜 시간 이어진 예술적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을 때 장애예술의 기반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5월 10일까지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갤러리에서 계속되며,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장애예술인의 발자취를 다양한 자료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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