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조사로 발굴된 수행·생활 공간 유산…“사찰 일상사까지 조명”
전두용 기자 newsone@newsone.co.kr
조선시대 사찰 경내를 구성하던 법당과 승려 생활공간이 국가 지정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건축유산이 현장 조사와 발굴을 통해 잇따라 가치가 확인되면서다.
국가유산청은 30일 「가평 현등사 극락전」과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 등 부불전 6건과 요사채 4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름을 올린 건축물들은 1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조선 중·후기 시기에 건립되거나 중건된 유산으로, 당시 건축기법과 사찰 생활상을 함께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현장 조사 결과, 중심 불전과 떨어져 지어진 부불전은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구조와 양식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한전과 영산전, 원통전 등 다양한 형태의 법당은 건물 구성과 공포 양식, 장식 기법에서 시대적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승려들의 수행과 생활공간인 요사채 역시 주목됐다. 온돌방과 예불 공간이 결합된 인법당 구조나, 다락과 퇴칸을 활용한 입체적 공간 구성 등은 사찰 내 일상생활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서로 꼽힌다. 일부 건물에서는 증축과 개축 흔적이 확인되며 시대별 생활 방식의 변화도 읽힌다는 분석이다.
경기 북부 지역에서 드물게 남아 있는 조선시대 불전으로 평가되는 가평 현등사 극락전은 화재 이후 18세기 중건된 건물로, 상량 기록과 목재 연대 분석을 통해 당시 부재가 그대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충북 괴산 각연사 비로전은 고려 초기 석재를 재사용한 흔적과 조선 전기 다포계 양식이 공존해 건축사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남 순천 선암사 원통전은 ‘丁’자형 평면과 삼면 개방 구조를 갖춘 독특한 형식으로 눈길을 끌었고, 송광사 응진당과 경주 기림사 응진전 등은 내부 불상과 탱화가 함께 남아 있어 धार्मिक·예술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요사채 가운데서는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온돌방 내부에 불상을 모시고 예불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 이 건물은 수행과 생활이 결합된 공간으로, 의병승장 영규대사와 관련된 역사성까지 확인됐다. 청양 장곡사 설선당과 부안 내소사 설선당·요사, 익산 숭림사 정혜원 등은 증축과 수리를 거치며 변화한 평면 구조가 현재까지 남아 있어 사찰 생활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지정 예고는 불전과 탑, 불상 중심이었던 기존 문화유산 지정 범위를 넓혀 사찰 내 다양한 기능 공간까지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불교계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그동안 소외됐던 건축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으며, 이번 조치를 통해 불교문화유산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쳐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진행한 뒤 최종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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