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정·대산리 석조삼존상 일원서 사흘간 개최…낙화놀이 시연부터 선비 행렬·야간 체류 체험까지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경남 함안의 국가유산이 밤을 배경으로 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전통 행렬과 가곡 공연, 낙화놀이 시연 등이 이어지며 방문객들에게 함안의 역사와 문화를 색다르게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함안군은 사단법인 경상남도무형유산 함안화천농악보존회가 주관한 ‘2026년 함안 국가유산 야행’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무진정과 대산리 석조삼존상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인 국가유산 야행은 지역의 주요 국가유산을 활용해 밤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선보이는 행사다. 함안에서는 2021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주민과 관광객이 국가유산을 친숙하게 접하고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올해 행사는 ‘무궁무진(無窮無盡)!’을 주제로 야경·야로·야설·야사·야화·야시·야식·야숙 등 8개 분야로 구성됐다. 국가유산의 야간 경관을 바탕으로 역사 해설과 전통예술 공연, 체험, 먹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축제의 시작은 참여형 야간 행렬인 ‘야로-선비들의 왁자지껄 밤길사색’이 장식했다. 조선시대 함안의 기록인 ‘함안총쇄록’에 등장하는 대군물을 바탕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무진정 주차장에서 대산리 석조삼존상까지 이어졌다. 사전 모집 참가자와 함안 대군물 취타대, 함안화천농악이 행렬에 참여했으며,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도 함께하며 전통문화의 흥겨움을 나눴다.
국가유산을 무대로 한 공연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야설’ 프로그램에서는 대산리 석조삼존상에서 불교 의식무인 나비춤을 선보이는 작법무 공연이 펼쳐졌다. 무진정에서는 스크린 퍼포먼스와 가곡전수관 정음의 가곡 공연을 결합한 ‘묵향 스크린 퍼포먼스’가 전통예술의 색다른 매력을 전했다. 무진정 주차장에서는 월출 퍼포먼스가 이어져 야간 경관과 어우러진 볼거리를 더했다.
함안의 역사와 문화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야사’도 운영됐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조선시대 이야기꾼인 전기수를 재현해 특정 장소에서 해설을 진행하고, 추진위원회가 양성한 ‘함안 야옹(夜擁)해설단’은 관람객과 함께 이동하며 국가유산을 소개했다. 관람객들은 해설을 통해 유산에 담긴 역사와 의미를 보다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함안의 대표 무형유산인 낙화놀이도 야행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매년 사월 초파일 무진정 일원에서 열리는 함안낙화놀이는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는 전통 불꽃놀이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낙화봉 일부 구역을 활용한 소규모 시연이 진행됐다. 별도 좌석 없이 관람객들이 구역별로 이동하며 감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다양한 위치에서 낙화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국가유산의 밤을 온전히 체험하는 숙박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야숙-선비 백패킹’은 대산리 석조삼존상 일원에서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싱잉볼 명상과 국가유산 해설을 통해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침낭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며 유적지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자연을 느꼈다.
이 밖에도 낙화봉 제작 과정과 석조삼존상 복원 상상도 등을 디지털 기기로 전시한 ‘야화’, 국가유산 활용 체험과 기념품을 선보인 ‘야시’, 선비 먹거리 체험인 조삼밤상과 지역 특산물·먹거리 판매를 진행한 ‘야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축제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평소에는 낮에 보던 국가유산을 밤에 만나니 색다른 매력이 느껴졌다”며 “아름다운 야경과 어우러진 공연과 해설로 함안의 역사와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함안 국가유산 야행 관계자는 “함안의 소중한 국가유산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공연과 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다”며 “이번 야행이 국가유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함안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