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147% 급증·문경새재 400만 돌파…상권·관광 동반 상승
이근대 기자 lgd@newsone.co.kr

“버스비 0원.”
지난해 1월, 경북 문경시가 던진 이 한 문장이 도시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한 이후 시민의 발걸음이 늘었고, 전통시장과 축제장은 북적이기 시작했다. 교통복지 정책이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변화가 1년 만에 수치로 확인됐다.
문경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시내버스 이용객은 196만585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79만1천177명과 비교해 116만9천408명이 늘어 증가율 147.8%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도 2천162명에서 5천371명으로 148.4% 증가했다. 단기간 반짝 효과가 아니라 시민들의 이동 패턴 자체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의 문턱을 낮춘 점도 주효했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나이 제한이나 거주지 구분 없이 시민은 물론 관광객과 외국인까지 무료로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40대의 버스가 73개 노선을 운행 중이며, 이 가운데 13대는 저상형 전기버스다. 면 단위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병원 방문과 장보기, 모임 참석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반응이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점촌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변화는 더욱 선명해진다. 2025년 장날 하루 평균 이용객은 6천305명으로, 평일 평균 5천142명보다 23% 많았다. 교통비 부담이 사라지면서 시장을 찾는 발길이 자연스레 늘었고, 상인들은 체감 경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관광지도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 관광지인 문경새재도립공원은 2025년 누적 방문객 405만1천765명을 기록해 전년도보다 약 8% 증가하며 연간 400만 명을 넘어섰다. 문경찻사발축제 24만 명, 문경사과축제 46만 명, 문경약돌한우축제 13만 명 등 대형 축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축제장에서 새재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도 자리 잡았다.
접근성 개선 정책도 맞물렸다. 2024년 2월부터 문경새재 주차장을 연중 무료로 전환한 이후 방문객은 유료 운영 당시보다 150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무료화와 주차장 무료화, 축제 연계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며 ‘이동이 편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관광의 성격도 변하고 있다. 문경새재 일대에는 푸드부스와 전동차 운행이 확대되며 체류 시간이 늘어났다. 옛길박물관에서 사극세트장, 제2관문을 잇는 전동차는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를 높였다. 전체 방문객 가운데 약 4.5%인 18만 명이 외국인으로 추산돼, 전통문화와 역사 경관을 찾는 해외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교통 연계 강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경역 KTX 개통 이후 열차 도착 시간에 맞춘 시내버스 운행이 정착됐고, 역 앞 봉명산 출렁다리 접근성 개선 사업도 다음 달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포함된 전망대와 둘레길이 조성되면 노약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역에서 10여 분 거리의 가은아자개장터에는 지난해 9월 외식창업테마파크가 들어서 14개 점포가 장터돼지구이와 연탄빵 등 특화 메뉴를 선보이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교통비 0원 정책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복지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관광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교통이 바뀌자 도시가 움직였고, 이동이 늘자 관광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버스비 0원. 작은 정책 실험은 이제 문경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