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제사 지내던 영산이자 예술가 사로잡은 산악경관… 국가유산청, 30일간 의견 수렴 거쳐 지정 최종 확정
전두용 기자 newsone@newsone.co.kr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며 남도 들녘 한가운데 우뚝 솟은 월출산이 국가가 공인하는 자연유산인 ‘명승’ 반열에 오른다.
국가유산청은 8일 화강암 풍화 지형이 빚어낸 산악경관과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제의 및 불교문화, 풍부한 역사적 기록을 간직한 「월출산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월출산은 평야 지대에서 갑자기 솟아오른 독특한 독립 화강암 산괴다. 천황봉과 구정봉을 중심으로 뻗어 나간 날카로운 암릉과 돔형 암봉, 기암절벽이 아찔한 풍경을 만든다. 멀리서 바라보는 날렵한 하늘선부터 계곡과 암벽이 어우러진 중경, 세부 암석의 형태가 드러나는 근경까지 관람 위치에 따라 다채로운 입체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경관 못지않게 역사·문화적 깊이도 깊다. 「삼국사기」에 ‘월내악’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기록된 월출산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천황봉에서 국가 제사를 지내던 영산이었다.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무위사와 도갑사를 중심으로 서남부 불교문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무위사 극락보전의 절제된 미학, 도갑사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문화유산은 조선 시대 그림인 「백운동도」와 고지도 속 모습 그대로다. 구정봉 정상의 아홉 개 우물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정약용, 김창협 등 시인 묵객들이 남긴 유산기는 월출산이 단순한 산을 넘어 오랜 시간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해 온 문화유산임을 증명한다.
지질학적·생태적 가치도 높게 평가받는다. 선캄브리아기부터 백악기까지의 다양한 화강암류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희귀한 식충식물 등 특이 식생이 서식하고 있어 학술 연구 가치가 크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30일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승 지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월출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는 물론, 국민들이 자연유산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각적인 활용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