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산 언덕에 깃든 고요한 찬란함…철기 문화와 선비정신이 어우러진 봄 풍경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봄볕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경남 함안의 들녘. 완만한 언덕 위로 둥글게 솟은 무덤들이 이어진 함안 말이산고분군에는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머물러 있다. 이곳은 아라가야 600년 역사가 켜켜이 쌓인 공간이자,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적이다.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고분 사이를 따라 이어진 길을 조용히 걷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사이로 낮은 언덕들이 이어지고, 그 아래에는 철기 문화를 꽃피웠던 옛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잠들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흙으로 덮인 고분이지만, 그 안에는 치열했던 시대와 공동체의 흔적이 담겨 있다.
아라가야는 철을 다루던 나라였다. 이곳 장인들은 불과 쇠를 다루며 삶을 이어갔고,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공동체를 지켜왔다. 지금은 그 모습이 사라졌지만, 현장을 걷다 보면 당시의 숨결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도 묵직한 시간의 층이 느껴진다.
함안의 또 다른 인상은 ‘온화함’이다. 현지 주민들의 말씨는 부드럽고 조심스럽다. 상대를 배려하는 말투와 느긋한 분위기가 지역 전반에 스며 있다.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와 달리, 이곳에서는 한 걸음 늦춘 호흡이 자연스럽다.
강물은 잔잔하게 흐르고, 들판은 계절을 따라 색을 바꾼다. 역사 속 많은 것들이 사라졌지만, 아라가야 사람들이 지녔던 삶의 태도와 정서는 여전히 이 지역의 공기 속에 남아 있다.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는 지점에서, 함안은 조용한 깊이를 드러낸다.
햇살이 좋은 날, 말이산 언덕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이곳이 품은 시간의 무게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화려함 대신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오는 함안의 봄은, 말보다 더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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