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서원에서 하룻밤, 선비의 시간 속으로…함안 ‘향교서원의 밤’ 체험 인기

서원에서 하룻밤, 선비의 시간 속으로…함안 ‘향교서원의 밤’ 체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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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려 이야기 따라가는 1박 2일 프로그램 매진 행렬…전통문화 관광 콘텐츠로 주목

이명이 기자 lmy@newsone.co.kr

경남 함안군 서산서원에 해가 지고 등불이 하나둘 켜지자, 고즈넉한 마당에는 북소리와 풍물 가락이 울려 퍼졌다. 한옥 처마 아래 모인 참가자들은 유생 복장을 갖추고 차분히 자리를 잡으며, 일상에서 벗어난 ‘선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갔다.

함안군이 ‘2025년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함안의 풍류, 예에 노닐다’ 운영을 본격 시작하며 전통문화 체험형 관광 콘텐츠 확대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국가유산청의 지역 문화유산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프로그램은 서산서원함안향교, 칠원향교 등 지역 유산을 무대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공간에 깃든 역사와 이야기를 직접 체험하며 전통문화를 오감으로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대표 프로그램인 ‘향교서원의 밤(夜)편지’는 서산서원에서 1박 2일 동안 머무르며 선비 문화를 체험하는 숙박형 콘텐츠다. 역사 속 인물인 조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참가자들은 공연과 체험, 전통 식사 등을 통해 과거의 삶을 간접 경험한다.

첫날 저녁, 풍물패 공연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장단에 맞춰 손뼉을 치며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이어 연잎밥으로 차려진 식사가 제공되고, 밤이 깊어지면서 소원 풍등을 만드는 시간이 이어졌다. 서원의 고요한 밤하늘 아래 띄운 작은 불빛들이 마당을 은은하게 밝히며 색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다음 날에는 다례 체험과 유생 교육, 가족 전통놀이가 이어졌다. 아이들은 활쏘기와 놀이를 통해 전통 문화를 몸으로 익혔고, 어른들은 차를 올리는 예법을 배우며 차분한 시간을 보냈다.

프로그램은 이달 초 세 차례 운영됐으며, 회차마다 다섯 가족씩 총 15가족이 참여했다. 사전 예약 단계에서 모든 일정이 조기 마감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참가자들은 대전과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서원에서의 하룻밤을 경험했다.

현장을 찾은 한 참가자는 “서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경험 자체가 특별했다”며 “책으로만 접하던 전통문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군은 오는 10월 추가로 세 차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며,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고택과 서원에 머무르며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머무는 관광’으로 확장되며, 지역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